[뉴스]5세트 가는 것도 ‘능력’, KB도 봄배구 향한 장전 완료
두 번의 5세트, 연패는 없었다.
KB손해보험은 31일 서울 장충체육관에서 열린 도드람 2022-2023 V-리그 남자부 우리카드와 5라운드 첫 경기를 치렀다.
4라운드 맞대결에서 셧아웃 승을 챙긴 KB손해보험이 5세트 접전 끝에 또 한 번 이겼다. 그러나 3세트 시작 전까지 아무도 결과를 예상하지 못했다. 1세트 초반 두 팀은 점수를 주고받았다. 그러나 상대의 기세에 서서히 점수가 벌어졌다. 리시브 효율 역시 KB손해보험은 39.13%-47.37%로 흔들렸다. 이는 공격 53.13%의 성공률로 이어졌다.
안드레스 비예나(등록명 비예나)가 매 세트 활약했지만, 국내 선수들의 지원이 부족했다. 1세트에 황경민이 4점, 한성정이 1점에 그쳤다. 이어 2세트 역시 활약이 미미했다. 그러나 비예나는 흔들리지 않았다.
4세트까지 두 자릿수 득점을 올리며 팀원들을 믿었다. 그의 믿음에 보답이라도 하듯 3세트부터 KB손해보험의 저력이 드러나기 시작했다. 중앙이 살아났다. 박진우가 4개의 블로킹으로 상대를 잠재우기 시작했다. KB손해보험의 끈질긴 추격에 듀스는 32-32까지 이어졌다. 상대의 범실과 박진우의 블로킹으로 길었던 세트가 끝났다. KB손해보험의 힘은 이때부터 드러났다.
4세트 KB손해보험은 61.90%의 공격 성공률로 상대를 몰아세웠다. 이 지표가 만들어지기까지 중앙의 힘이 컸다. 7개의 유효 블로킹과 2개의 블로킹으로 기회를 만들었다. 5세트 역시 박진우가 블로킹 4개 포함 5점을 올리며 세트스코어 3-2(23-25, 20-25, 34-32, 25-21, 15-10)로 승리했다.
지난 경기부터 1, 2세트를 내줬지만 3, 4세트를 연달아 가져오는 힘은 확실히 보였다. 살아난 중앙이다. 박진우, 김홍정, 우상조 베테랑이 지키는 중앙은 상대를 제압하기에 충분하다. 그러나 승리까지는 한 발 부족했다. 바로 범실이었다. 경기 후 비예나는 “5세트 우리는 영리한 배구를 했다”라고 전했다. 그가 말한 영리한 배구는 범실 없는 배구다. 범실로 승리를 내줬던 지난 경기와 달리 KB손해보험은 5세트 집중했다. 범실 0개가 그를 증명한다.
봄배구를 위해 포기는 아직 이르다. KB손해보험은 이 기세를 이어가야 한다. 그러나 짚어야 할 문제도 확실했다. 바로 ‘슬로우 스타터’ 느낌이 강하다는 것이다. 1, 2세트 팀의 경기력이 나오지 않는다. 매 세트 기복 없는 선수는 비예나뿐이다. 후인정 감독은 이 부분에 대해 공격수와 세터의 호흡을 짚었다.
실제 세터 황택의 플레이는 빠르다. 세트 성공률 52.45%로 안정적이면서도 속도감 있게 공을 배달한다. 그러나 토종 공격수는 아직 그와의 호흡에 시간이 필요했다. 후인정 감독 역시 “(황)경민이랑 (한)성정이는 높이감 있는 공을 선호한다. 그 부분을 경기를 하면서 맞춰야 한다”라고 전한 바 있다. 세터와 공격수 사이의 안정감 있는 호흡이 요구되는 KB손해보험이다.
이번 경기 자칫 위험한 상황도 있었다. 리시브 효율 34.53%, 세트당 디그 2.209개를 걷어 올리는 정민수가 부상을 당했다. “큰 부상은 아니지만 수술했던 부위이기에 검진이 필요하다”는 후 감독의 말이다.
그가 온전히 코트를 비우자 김도훈이 그 자리를 든든히 지켰다. 상대 김지한 서브에 잠시 주춤하는 듯했지만, 그는 6개 중 6개 디그를 모두 걷어 올리며 끊임없이 기회를 만들었다. 이에 수장 역시 ‘만 점’ 도장을 콱 찍었다. 두 차례 5세트로 승부를 끌고 가며 끝내 승리를 가져간 KB손해보험이 5라운드 날아오르길 기대해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