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눈썹 찢어지고 발목 꺾여도’ 한채진, 최고령이 신인처럼 뛰었다 (일문일답)
분석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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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1.31 09:59
[점프볼=인천/최창환 기자] “20년 차 선수가 신인처럼 뛰었다.” 베테랑 한채진(39, 174cm)을 향한 이휘걸 코치의 한마디였다. 실제 한채진은 공수를 넘나들며 신인 못지않은 에너지레벨을 만들었다. 인천 신한은행도 아산 우리은행전 2연승을 이어갔다.
한채진은 30일 인천도원체육관에서 열린 우리은행과의 신한은행 SOL 2022~2023 여자프로농구 정규리그 홈경기에 선발 출전, 15점 5리바운드 4어시스트로 활약했다. 신한은행은 김소니아(25점 12리바운드)의 위닝샷을 더해 74-72로 승, 우리은행전 2연승을 이어가며 용인 삼성생명과 공동 3위가 됐다.
한채진이 WKBL 최고령 출전 기록을 새롭게 쓴 후 신한은행에 안긴 첫 승이었다. 한채진은 27일 부산 BNK썸과의 원정경기에 출전, WKBL 최고령 출전 기록을 경신한 바 있다. 우리은행전 포함 한채진의 기록은 만 38세 322일. 2위는 티나 탐슨의 만 38세 314일이었다.
한채진은 “너무 너무 기쁘다”라고 우리은행전 승리의 기쁨을 표하는 한편, 최고령 출전 기록을 새로 쓰기 전 있었던 비화에 대해서도 전했다.
우리은행을 또 이겼다. 소감은?
너무 너무 기쁘다. 우리은행은 엄청난 팀이다. 이 선수 저 선수 다 잘하는데 오늘은 (고)아라까지 잘해서 더 힘든 경기였다. 지난 맞대결에서 이길 땐 (박)혜진이, (최)이샘이가 없었다. 이겼지만, 상대가 정상전력이 아니었다. 오늘은 우리은행도 모든 선수가 뛴 가운데 이겨서 기쁘다. 선수들이 “할 수 있다”라는 자신감을 얻었을 것 같다.
4쿼터 막판 오른쪽 발목이 꺾였는데 괜찮나?
아프다. 아킬레스건이 안 좋았는데 그전 상황에서도 한 번 다쳤던 터라 통증이 더 있었다. 잠깐 교체됐을 때 선수들이 빨리 (코트로)나오라고 하더라. 한편으로는 선수들이 나를 필요로 한다는 게 느껴져서 너무 고마웠다.
최근에 최고령 출전 기록을 경신했는데?
기쁘지만 경기 전날 눈이 밤탱이가 됐다(웃음). 그래서 더 기억에 남을 것 같다. 훈련 도중 레이업슛 후 착지하는 (김)진영이와 머리끼리 부딪쳤다. 크게 다친 건 아니다. 눈썹 부위를 조금 꿰맸는데 이후 부었다. 운동하다 보면 다칠 수도 있는 건데 진영이가 너무 미안해하더라. 진영이가 상태를 매일 확인하러 온다.
시즌 중반까지 3점슛 성공률이 크게 떨어진 모습이었다.
말하기 조심스러운 부분이긴 한데 선수 구성이 많이 바뀌었다. (김)단비와는 호흡을 맞춰온 시간이 많았고, (이)경은이와 (곽)주영이도 연륜이 있는 선수들이었다. 언니들끼리는 아무래도 말하지 않아도 호흡이 맞는 부분이 있었다. 새로 온 선수들이 못한다는 의미는 아니지만, 호흡을 맞출 시간은 부족했다. 그래서 더 안정적으로 경기에 임해야 했는데 나는 원래 공격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선수가 아니다. 수비를 열심히 하는 선수다. 뒤로 한 발 물러나서 뛰었다. 슛을 많이 안 던지다 보니 감도 떨어졌던 것 같다. 다 내 문제였다. (최근 들어 슛 감각이 많이 올라온 것 같은데?)감독님, 코치님이 안 들어가도 공격적으로 임하라고 하셨다. 연습할 때도 내가 넣어야 끝낸다고 하셨었다(웃음). 그러다 보니 슛이 조금 잘 들어가고 있는 것 같다.
※ 올스타 브레이크 전까지 한채진의 3점슛 성공률은 16경기 8.3%(3/36)에 불과했다. 2경기 연속 3점슛을 성공시킨 적도 없었다. 하지만 올스타 브레이크 이후 치른 4경기에서는 모두 3점슛을 터뜨리는 등 56.3%(9/16)의 성공률을 남겼다. “리그 재개 전 근력을 끌어올리기 위해 웨이트 트레이닝을 정말 열심히 했다”라는 게 이휘걸 코치의 설명이었다.
올 시즌이 얼마 남지 않았는데 각오는?
매 시즌 똑같은 각오를 말해왔다. 일단 모든 선수들이 부상 없이 시즌을 마쳐야 한다. 우리은행을 이길 때처럼 집중해서 플레이오프에 올라간다면 더 큰 목표를 세울 수도 있을 것 같다. 우리도 똘똘 뭉치면 무서운 팀이다. 플레이오프는 단기전이기 때문에 우리도 할 수 있다. 회사에서 타이틀스폰서를 맡고 있기도 해서 어느 때보다도 시즌을 잘 마무리하고 싶다.